
4년 동안 외국어를 공부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자신 있게 말하는 언어는 없습니다.
스페인어, 아랍어, 인도네시아어, 힌디어, 러시아어, 튀르키예어.
여섯 언어를 공부하고 있지만, 누군가 “그럼 이제 외국어를 잘하시겠네요?
”라고 묻는다면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는 어렵습니다.
저에게 말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과제입니다.
한때는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4년이나 공부했는데, 왜 아직 말을 제대로 못할까?”
그런데 지금의 저를 처음 공부하던 때와 비교하면, 분명 달라진 것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낯선 소리로만 들리던 말 속에서, 이제는 아는 단어와 짧은 인사가 조금씩 들립니다.
오늘은 대단한 성공담 대신, 아직 배우는 중인 사람으로서 제가 느낀 변화와 앞으로 공부를 이어가려는 마음을 적어보려 합니다.
4년이라는 시간과 지금의 실력 사이에서
‘4년’이라고 말하면 꽤 긴 시간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인지 그 시간에 어울리는 실력을 보여줘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공부한 기간을 먼저 말하고 나면, 아직 말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기간만으로 제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모두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언어를 얼마나 공부했는지, 무엇을 읽고 들었는지,
직접 말하는 연습은 어느 정도였는지까지 살펴봐야 합니다.
저는 이제 “4년이나 했는데”라는 말 뒤에 곧바로 실망을 붙이기보다, 질문을 조금 바꿔보고 싶습니다.
“그동안 무엇이 익숙해졌고, 앞으로 어떤 연습이 더 필요할까?”
아직 부족하다는 사실은 인정합니다.
동시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난 공부의 의미까지 지우고 싶지는 않습니다.
넷플릭스를 보면서 느낀 작은 변화
제가 변화를 체감하는 순간은 넷플릭스에서 여러 언어를 들을 때입니다.
예전에는 하나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던 말들이 이제는 조금씩 귀에 들어옵니다.
아는 단어가 들립니다.
짧은 인사가 들립니다.
가끔은 무슨 말을 하는지 느낌이 오기도 합니다.
물론 대사 전체를 정확하게 이해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익숙한 단어를 알아들은 것인지, 화면 속 상황을 보고 의미를 짐작한 것인지 구분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아직 놓치는 말이 훨씬 많습니다.
그래도 저에게는 그 차이가 작지 않습니다.
한때 아무런 연결점이 없던 소리 속에서, 제가 공부했던 표현을 알아보는 순간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아직 다 알아듣지 못한다’는 사실과 ‘전보다 익숙해졌다’는 경험은 함께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이 변화가 공부를 계속하고 싶은 이유 중 하나입니다.
조금씩 들리지만, 말하기는 여전히 어렵습니다
듣기에서 익숙함을 느낀다고 해서 제 생각이 곧바로 외국어 문장으로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저에게는 아직 그 사이의 거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듣다가 알아본 표현을 직접 말해보는 시간도 마련하려고 합니다.
익숙하다는 느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제가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짧은 인사를 알아들었다면, 다음에는 그 인사를 제가 먼저 말해보는 것입니다.
문장의 뜻을 이해했다면, 그중 한 부분을 제 상황에 맞게 바꿔보려고 합니다.
다만 들은 표현을 무조건 따라 쓰기보다는, 누구에게 어떤 상황에서 쓰는 말인지도 확인할 생각입니다.
드라마 속 대사가 일상에서 언제나 자연스러운 표현은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알아들은 표현 하나’를 ‘직접 말해본 표현 하나’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여러 언어를 공부하는 제 방식도 돌아봅니다
여섯 언어를 공부한다는 사실 자체가 실력을 증명해 주지는 않습니다.
공부할 언어가 많으면 한 언어에 쓸 수 있는 시간도 나누어야 합니다. 제가 원하는 말하기 실력을 만들려면, 그 시간 배분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여러 언어에 대한 관심을 모두 접고 싶지는 않습니다.
각 언어의 낯선 표현이 조금씩 익숙해지는 과정에는 계속 배우고 싶게 만드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그 관심을 유지하면서도, 말하기 연습의 범위를 좁혀보려고 합니다.
한 번의 연습에서는 한 언어를 고르고, 그날 하고 싶은 말 한두 문장에 집중하는 방식입니다.
모든 언어에서 같은 진도를 맞추려 하기보다, 각각의 언어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분명하게 남기고 싶습니다.
제 공부에 필요한 것은 언어의 개수를 자랑하는 일이 아니라, 배운 표현을 실제로 사용해 볼 기회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실천하고 싶은 세 가지
지금의 아쉬움을 막연한 다짐으로만 남기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공부에는 다음 세 가지를 넣어보려고 합니다.
첫째, 들린 표현 하나를 확인하고 직접 말하기
영상을 보다가 익숙한 표현이 들리면, 짧은 부분을 골라 실제로 무엇이라고 했는지 확인합니다.
뜻과 소리를 확인한 뒤 따라 말하고, 잠시 후 화면을 보지 않고 다시 말해보려고 합니다.
많은 표현을 한꺼번에 정리하기보다, 하나라도 직접 꺼내 말하는 데 시간을 쓰고 싶습니다.
둘째, 내 하루를 짧은 문장으로 표현하기
오늘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지금 기분은 어떤지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처음부터 다섯 문장을 모두 채우기 어렵다면 한 문장으로 줄일 생각입니다.
모르는 표현이 많다고 긴 번역문을 받아 읽는 데서 끝내지 않고, 제가 이해할 수 있는 짧은 문장으로 만들어보겠습니다.
완성한 문장은 소리 내어 말하고, 표현이 맞는지 교재나 피드백을 통해 확인하려고 합니다.
셋째, 공부 시간과 함께 혼자 할 수 있었던 것을 기록하기
“오늘 20분 공부했다”는 기록 옆에 한 줄을 더 남기고 싶습니다.
“인사 표현을 알아들었다.”
“메모를 보지 않고 한 문장을 말했다.”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중간에 확인했다.”
잘된 부분과 막힌 부분을 함께 적으면, 다음 공부의 시작점을 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것은 이미 성과를 얻었다는 후기가 아니라, 지금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가 실천하려는 공부 방향입니다.
공부가 더디게 느껴지는 날에도
앞으로도 조급한 날은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의 유창한 말을 듣고 제 실력이 작게 느껴질 수도 있고, 아는 줄 알았던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답답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처음 외국어를 들었을 때의 낯섦을 떠올려보려고 합니다.
지금은 조금이나마 아는 단어를 알아듣고, 짧은 인사를 구분하고, 말의 의미를 짐작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제가 직접 느낀 그 변화를 잊지 않으려 합니다.
동시에 “계속하기만 하면 괜찮다”는 말로 필요한 점검을 미루지는 않겠습니다.
말하기가 목표라면 직접 말할 시간을 만들고, 같은 부분에서 계속 막힌다면 연습 방법을 조정하고 싶습니다.
공부를 이어가겠다는 의지에, 제 방법을 돌아보는 노력도 함께 담으려고 합니다.
4년의 공부를 돌아보며, 나의 생각과 다짐
저는 아직 외국어를 잘한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4년 전과 똑같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낯설던 소리가 조금씩 익숙해지고, 알아듣는 표현이 생겼다는 변화는 제게 실제로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는 그 익숙함을 말하기로 이어가고 싶습니다.
듣고 이해하는 기쁨에 더해, 제 생각을 짧게라도 직접 전하는 경험을 쌓고 싶습니다.
언제 유창해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오늘 할 수 있는 연습은 정할 수 있습니다. 한 문장을 말하고, 막힌 부분을 확인하고, 다음에 다시 꺼내보는 일입니다.
저는 아직 배우는 중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배워보려고 합니다.
지금의 부족함을 솔직하게 인정하면서, 제가 느낀 작은 변화도 소중하게 지키겠습니다.

함께 독학하는 여러분께
여러분도 공부한 시간에 비해 실력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 아직 어려운 부분과 함께, 처음보다 익숙해진 것도 살펴보셨으면 합니다. 이전에는 낯설었던 인사 하나, 이제는 알아보는 단어 하나도 자신의 공부를 돌아볼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잠시 쉬어야 한다면 쉬고, 방법을 바꿔야 한다면 바꿔보세요.
자신의 생활과 목표에 맞는 공부 방법을 찾으며, 다시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도 아직 그 과정에 있습니다.
언젠가 배우고 있는 언어로 제 이야기를 조금 더 편안하게 전할 수 있도록, 오늘 할 수 있는 한 문장부터 이어가겠습니다.
여러분의 외국어 독학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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